중증 화상환자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잔잔하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. 주변의 시선과 막대한 치료비, 화상환자들에게는 너무 높은 벽입니다. 임경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뮤지컬 배우를 꿈꾸던 주인공에게 닥친 화재 사고. “아들도 못 알아보느냐고 하시네요.” 전신 화상을 입고도 생명을 건진 주인공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오랜 꿈인 뮤지컬을 무대에 올립니다.
화상환자 이동근 씨의 실제 이야기로 만들어진 창작극입니다. 2년 전 사무실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전신 50%에 3도 화상을 입은 이 씨.
이동근/아이디서포터즈 프로듀서]
“나쁜 연기를 마셨을 때, 혈관을 타고 균이 돌아다니는 패혈증에 걸렸을 때 (위험한데) 저는 두 가지가 다 왔던 케이스라서…” 8개월 동안 28번의 수술, 뜨거운 연기로
성대 대부분을 잃어 목으로 숨을 쉬는 장치를 달고 살면서도 이뤄낸 꿈입니다. 하지만 이 씨의 이야기는 많은 화상환자들에게 그야말로 꿈같은 일입니다.
가장 높은 벽은 치료비. 중증 화상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특례를 적용받아 1년간은 비용의 5%만 부담하면 되지만 이후는 모두 본인 부담입니다. 각종 재건치료까지
수천만 원도 다반사라는 게 보호자들의 얘기입니다. 얼굴 성형수술도 보험 적용은 한 차례뿐. 피부에 바르는 연고나 보습제부터 상처 보호복에 특수 밴드까지 모두 비급여입니다.
이동근/아이디서포터즈 프로듀서]
“(얼굴 성형은) 한꺼번에 해결되지가 않거든요. 아무리 못해도 제가 봐서는 네 번 다섯 번 이상의 수술이 필요한데 횟수를 단 1회로 규정한 거, 이거는 좀 무리가 있는 그런 정책이죠.”
겨우 병원을 나와도 치료비 탓에 생계 문제에 부딪히기 일쑤입니다. 10년 전 작은 대리점을 하다 누전 사고로 전신 59%에 화상을 입은 오찬일 씨.
지금까지 서른 번 넘게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화상을 입은 얼굴과 피부 탓에 일자리 구하는 건 엄두도 못 냈습니다. 화상환자 절반 이상이 겪는 사고 트라우마는 보살필 틈도 없었습니다.
치료비와 선입견의 벽에 부딪혀 겪어야 할 또 다른 고통을 덜어줄 제도적 보완이 절실해 보입니다. MBC뉴스 임경아입니다.
출처: http://imnews.imbc.com/replay/2017/nwdesk/article/4217331_21408.html